낚시와 시간의 사이
낚시를 하면서 나는 자주 시간을 잊는다. 물가에 앉아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 알 수 없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한 순간은 끝없이 길게 느껴지고, 또 다른 순간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찌가 살짝 흔들리던 그 순간, 내가 살아왔던 모든 순간들이 저 물속에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내가 보내온 모든 날들이 그 물속에서 조금씩 물결이 되어 떠다니는 듯했다. 낚시의 시간이 흐르며, 나는 그 시간 속에 묻혀 있기도 하고, 나만의 시간 속에서 잠시 쉬어 가기도 한다. 세상이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나는 잠시 멈춰 설 수 있다. 물가에 앉아 있는 동안, 나는 종종 세상 밖의 모든 것을 잊는다. 물결이 그저 흐를 뿐이고, 바람은 가볍게 지나가며, 자연의 소리만이 ..
2025. 5. 12.
겨울의 침묵 속에서
겨울의 아침은 늘 그렇게 차갑다. 나는 낚시터에 도착한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람은 얼어붙은 듯 고요했고, 세상의 소리조차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나무들은 몸을 움츠린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고, 물은 한여름의 따뜻함을 잃은 채로 얼어붙어 있었다. 오늘, 이 고요한 세상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고요함을 찾으러 왔다. 낚싯대를 던지며 기다리는 동안,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그 속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물고기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연결이었다.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 듯한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 싶었다. 얼어붙은 수면을 바라보며, 나는 고요히 그 안을 들여다본다. 세상이 멈춘 듯한 이 순간, 나는 내가 얼마나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느끼고 싶었다. 이 낚시터..
2025.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