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침묵 속에서
겨울의 아침은 늘 그렇게 차갑다. 나는 낚시터에 도착한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람은 얼어붙은 듯 고요했고, 세상의 소리조차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나무들은 몸을 움츠린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고, 물은 한여름의 따뜻함을 잃은 채로 얼어붙어 있었다. 오늘, 이 고요한 세상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고요함을 찾으러 왔다. 낚싯대를 던지며 기다리는 동안,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그 속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물고기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연결이었다.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 듯한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 싶었다. 얼어붙은 수면을 바라보며, 나는 고요히 그 안을 들여다본다. 세상이 멈춘 듯한 이 순간, 나는 내가 얼마나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느끼고 싶었다. 이 낚시터..
2025. 5. 11.
물안개 너머, 낚시터에서 맞이한 침묵의 아침
동이 트기도 전, 나는 이미 물가에 도착해 있었다. 숨소리조차 얇아지는 이른 시간, 하늘과 땅의 경계는 아직 풀리지 않은 꿈처럼 흐릿했고, 물안개는 수면 위로 조용히 피어올라 나를 천천히 감싸기 시작했다. 낚싯대를 펴는 손이 유난히 조심스러웠던 건, 이 아침이 너무나 정숙해서 작은 움직임 하나도 결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바람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 나는 이 고요함을 온몸으로 들이마시며 한 줄기 침묵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세상의 소음이 사라지고 나니 나 자신이 더욱 또렷이 들리기 시작했다. 낚시는 물고기를 낚기 위한 행위이지만, 이토록 이른 아침에, 이토록 조용한 시간에, 나는 고요 그 자체를 낚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은 그저 있었고, 나는 그 모든 ‘있는 것들’을 바라보며 존재 자체..
2025.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