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 시간의 사이
낚시를 하면서 나는 자주 시간을 잊는다. 물가에 앉아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 알 수 없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한 순간은 끝없이 길게 느껴지고, 또 다른 순간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찌가 살짝 흔들리던 그 순간, 내가 살아왔던 모든 순간들이 저 물속에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내가 보내온 모든 날들이 그 물속에서 조금씩 물결이 되어 떠다니는 듯했다. 낚시의 시간이 흐르며, 나는 그 시간 속에 묻혀 있기도 하고, 나만의 시간 속에서 잠시 쉬어 가기도 한다. 세상이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나는 잠시 멈춰 설 수 있다. 물가에 앉아 있는 동안, 나는 종종 세상 밖의 모든 것을 잊는다. 물결이 그저 흐를 뿐이고, 바람은 가볍게 지나가며, 자연의 소리만이 ..
2025.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