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에 잠긴 붕어 한 마리의 기억
저녁 노을은 언제나 슬프게 아름답다. 그 빛이 물 위에 닿을 때마다, 나는 마치 잊고 있던 감정을 불쑥 마주하게 된다. 붉은 빛이 강을 덮고, 그 속에서 찌 하나가 부서진 햇살처럼 떠 있을 때, 나는 물끄러미 그것을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리는 법을 다시 배운다. 저녁 낚시는 조용하다.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 사람들은 집으로 향하고, 바람은 낮보다 느릿해지고, 새들의 울음도 무뎌지는 그때, 낚시꾼만이 홀로 강가에 남는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 황혼의 강가에서, 나는 오래전 기억처럼 떠오른 붕어 한 마리를 떠올린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고기지만, 그날의 장면은 마음 어딘가에 깊게 박혀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어린 시절의 잃어버린 친구처럼, 아주 멀리 있지만 결코 잊히지 않는 존재. 그날도 오늘처럼 저녁..
2025.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