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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 떨어진 별 하나(고요 속의 소망) 별이 진다는 건, 어둠이 조금 더 깊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 비로소 잘 보이는 게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 마음일 것이다. 낚시터에 나서는 길은 늘 어둡고 고요했다. 도시의 소음이 닿지 않는 외진 저수지 언저리에서 나는 매번 같은 방식으로 텐트를 세우고, 자리를 고르고, 찌를 띄운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날은 하늘이 유난히 투명했고, 별이 하나 둘 떠올라 물 위로 제 빛을 내렸다. 그 가운데, 어떤 별 하나가 길게 궤적을 그리며 하늘에서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 나는 그 별이 물 위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앉은 낚시터 한가운데, 고요하고 어두운 그 수면 위에 떨어진 것처럼. 그 순간을 오래도록 눈에 담으며 나는 처음으로 소망을 빌었다. 붕어가 낚이기를 바라는 기도가 아니.. 2025. 9. 13.
붕어 입질의 변화와 찌맞춤의 상관관계 ‘입질을 읽는 눈’과 ‘찌의 해석력’을 키워라. 붕어낚시의 핵심은 찌다. 찌가 낚시꾼에게 전달하는 정보는 단순한 ‘입질 여부’를 넘어, 붕어의 상태, 활성도, 먹이 습성, 수심층 변화까지 암시하는 데이터다. 그렇기 때문에 찌맞춤은 단순히 찌를 세우기 위한 기술이 아닌, ‘붕어의 언어를 번역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특히 붕어의 입질이 예민하게 바뀌거나 활성도가 극단적으로 낮아지는 환경에서는 찌맞춤이 조과를 좌우한다. 이 글에서는 붕어 입질 형태의 다양한 변화 요인과 이에 따른 찌맞춤 대응법을 심도 깊게 다뤄보고자 한다.1. 붕어의 입질이 변화하는 이유붕어의 입질 형태는 결코 고정적이지 않다.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그 강도, 방식, 지속 시간 등이 달라진다. 이 변화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상급자의 .. 2025. 9. 13.
밤새 퍼붓던 비가 그친 새벽, 낚싯대를 들며 생각한 것들 밤새 비가 쏟아졌다. 지붕을 두드리던 물소리가 잠을 덜컥 깨워버릴 정도로 무심하게 이어졌고, 창문을 타고 내리는 빗줄기들은 마치 쏟아지는 기억처럼, 지워지지 않고 스며들었다. 누운 채로 천장을 보며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잠이 들지 않았고, 그 어떤 감정도 달래지지 않았다. 오래된 사진첩처럼, 한 장 한 장 넘기며 조용히 바라보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밤, 나는 문득 낚시가 생각났다. 그것은 도피였고, 회피였으며 동시에 치유였다. 누군가는 책을 펴고, 누군가는 기타를 들지만, 나는 낚싯대를 고른다. 이유를 말하라면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끝자락 어딘가에 내가 필요로 했던 시간이 있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해왔다. 비가 그치고 난 새벽,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길은 젖어 있었고, 바람.. 2025. 9. 7.
밤안개의 언어, 물안개 속 낚시터에서 들은 말 없는 속삭임 안개는 침묵의 다른 얼굴이다. 특히 그것이 밤의 수면 위를 덮을 때, 세상은 마치 존재를 숨긴 채 어딘가로 가만히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런 밤을 좋아했다. 불빛이 닿지 않는 작은 저수지나 강가, 사람의 발길이 드문 외진 둠벙 같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 나를 던져두고 있으면, 어느새 세상이 나를 놓아준 듯한 고요가 찾아왔다. 낚시는 그 밤에 더없이 어울리는 일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은 그 정적 속에서, 그러나 가장 많은 말이 오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물안개는 말이 없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무엇인가 들리는 듯한 감각을 느끼곤 했다. 그것은 마치 잊고 있던 이름을 누군가 다시 불러주는 소리 같았고, 아주 오래전에 했던 약속을 되새기는 숨결 같.. 202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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